2025. 11. 27. 17:00ㆍ건강이야기
미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감상자의 태도와 능력이 요구된다. 어떻게 이러한 것들을 획득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아래의 몇 가지 전제조건으로서 충족될 수 있다.
첫 번째 조건으로는 열린 감수성이 필요하다. 감수성을 열 수 없다면 아무리 지적인 사람에게도 미술은 단순히 무감각한 물질 덩어리에 불과하다. 눈에 물감의 흔적, 흙이나 금속 덩어리 같은 것이 먼저 보인다면, 현상학적인 접근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예술가가 보여 주려고 한 것에 대해서는 간과한 것이다. 이런 사람은 화학이나 물리학 혹은 무기 재료학자와 같은 입장에서 미술을 바라본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감상자는 그것이 형성한 형태를 보고, 그리고 느낀다. 미술은 보는 것으로 느낀다. 보는 것은 시각을 연다는 뜻도 되지만, 자신의 감수성을 연다는 의미도 된다.
두 번째, 작품에 말을 건다. 이제 감수성의 열린 통로로 소통이 시작될 것이다. 작품이 말을 걸 때도 있지만, 이것이야말로 관객이 작품에 말을 걸었다는 방증이다. 어떤 이들은 미술이란 비언어적인 형식이기 때문에 언어적인 이해가 불가능하고, 오리려 그런 방식으로는 미술의 진가를 보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는 것은 구체적인 언어로서의 대화가 아니다. 미술 앞의 소통이란 일종의 자문자답이다. 관심을 끄는 작품이 있다면, 분명 관람자는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관찰할 것이며, 이 시간 동안에 그는 자신의 관심을 끌었던 동기를 찾는다. 때로는 아름다운 형상이 때로는 색과 구성 혹은 그림이 말하는 내용이 자신의 기억과 경험에 연관되었다든지 할 것이다.
세 번째, 보고 난 미술작품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본다. 미술작품은 일단 역사적인 산물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다. 미술품은 각 시대의 취향과 조형 의식 그리고 문화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조건까지 거의 모든 문화적 흔적을 지니고 있다. 즉 하나의 작품 속에는 방대한 정보량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품 진열장을 돌아다니는 아이쇼핑 고객처럼 미술작품을 볼 수는 없다. 그런데 현실은 그 반대이다. 상품을 사려는 사람의 시선이 오히려 미술을 향한 그것보다 더 꼼꼼하다. 그렇다면 미술작품의 정보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선 미술작품이 탄생한 시기와 그 작품을 완성한 사람에 대한 정보이다. 대개 초보 감상자들은 작품 곁에 있는 안내판을 먼저 보는데, 이것은 되도록 지양할 행위이다. 우선 작품 외에 어떤 것도 우선으로 염두에 두지 말아야 한다. 작품 앞에 서면 감상자는 작품 속에 무엇이 표현되어 있는지를 추론해 내어야 한다. 구체적이고 묘사적인 이미지라면 쉽고, 추상적인 것이라면 비교적 어렵다고 느낄지 모른다. 미술은 잠긴 정보의 창고와 같다. 이제 열쇠를 들고 열어야 하는데, 그 열쇠는 지식이 아니라 태도이다. 작품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살피는 것 그리고 드러나는 여러 이미지를 한 작품 속에서 통일된 구조로 보는 것 등 감상자의 성실한 태도가 요구되는 것이다. 물론 이 성실함에 대한 보상은 작품이 주는 감동이라고 할 수 있다.
네 번째, 미술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 미술에 대한 지식은 이제 작품과 다른 정보원을 통해서 얻어진다. 미술에 대한 지식은 조형 이론적인 지식과 미술사적인 지식 그리고 다른 연관된 인문학적인 혹은 드물지만 과학적인 지식까지를 포함한다. 미술사적 지식은 미술 감상에 재미를 더하고, 미술품에 대한 가치평가를 올바르게 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다빈치가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이라는 사실이나 그가 몇 안 되는 초상화를 그렸는데, 이 초상화를 주인에게 주지 않고 자신을 궁정화가로 채용했던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에게 선물로 주었다는 것 등은 미술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하고, 다른 작품들과의 비교로 이끈다.
다섯 번째, 작품을 기억한다. 문장을 기억한다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다. 완벽한 기억이란 여기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억함으로써 다른 작품 앞에서 기억으로 비교 대상을 떠올릴 수 있으며, 이러한 일이 반복됨으로써 감상자는 스스로 걸어 다니는 미술관이 되어 간다. 즉 감상자의 기억은 하나의 독립된 미술관이 되어 다양한 작품들을 소장할 수 있게 된다.
여섯 번째, 각자의 고유한 해석방법을 세워 본다. 이 단계에 이르면 미술 감상은 취미와 전문가 사이 정도의 수준에 올라간 것이 된다. 고유한 방법은 외적 그리고 내적인 차원으로 살펴볼 수 있다. 물론 이 고유함이란 개별적이고 독특한 것을 지칭하므로 일반화하여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론해 볼 수 있다. 첫째, 일반론에 가까운 미술 감상의 방법으로서 쉬운 미술에서 점차 난해한 것으로 대상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둘째, 호불호의 단순한 가치 기준을 넘어서 가치 비평의 기준을 마련해 가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감상자에게는 상당한 미술 체험이 필요하며, 아울러 그 체험을 이론적인 틀 속에서 정리할 수 있는 차원에 이르러야 한다. 이론적 틀이란 기존의 이론적 체계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감상자 자신이 세워 나가는 독창적인 미술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감상자는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개인의 감상 이력이 그렇듯이 미술 감상은 미술사의 중심축을 이루며 오랜 역사를 지녀왔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조건들을 어느 정도 충족한다면 미술의 향유가 좀 더 수월해지고 마음의 양식과 감성의 충족을 조금은 이룰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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