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발을 옮기는 일이 아니다. 일정한 리듬으로 몸을 움직이며 생각을 정리하고, 풍경을 천천히 눈에 담는 과정이다. 오랜 시간 트래킹을 즐겨온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길이 주는 힘은 계절과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겨울철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래킹은 걷기의 본질을 가장 또렷하게 느끼게 해주는 길이다. 철원 한탄강은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지역이다. 단순히 경관이 아름답다는 이유가 아니라, 수십만 년에 걸친 화산 활동과 침식 작용이 만들어낸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세계지질공원은 철원군만 아니라 포천시와 연천군까지 아우르며, 한탄강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자연유산을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물윗길 트래킹은 이 지질 경관을 가장..